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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심리학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당신에게

by loveyourchoice 2025. 5. 8.

혼자인 게 편한데, 왜 외로울까?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는 분명 즐겁다. 웃음도 오가고, 공감도 나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임이 끝난 뒤엔 진이 빠지고, 혼자 있고 싶어진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나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번엔 또 왠지 모를 쓸쓸함이 밀려온다. 분명히 내가 원해서 혼자 있는 건데, 왜 다시 외로운 감정이 드는 걸까?

나도 그런 감정을 자주 느낀다. 친구들과 만나 웃고 떠들다가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어색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워져서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가 되고 나면, 또 괜히 외롭다.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싶고,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싶어진다. 이런 복잡한 감정들이 반복될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혼자인 게 더 맞는 걸까?

외향성과 내향성, 그리고 감정 에너지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의 성향을 크게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나눈다. 외향적인 사람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에너지를 얻고,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에서 회복한다. 그런데 이 구분은 흑백논리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향성과 내향성의 스펙트럼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다.

나는 분명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대화나 모임이 이어지면 쉽게 지친다. 이럴 땐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그 시간이 길어지면 다시 외롭다는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 이건 모순된 마음이 아니라, 다양한 심리 욕구가 공존하고 있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감정을 '정서적 이중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과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면서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외로움을 느낀다.

외로움 vs. 고독: 감정의 결이 다르다

이 두 감정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로움(loneliness)은 '원치 않게 혼자'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반면 고독(solitude)은 스스로 선택한 혼자만의 시간이다.

예를 들어, 어떤 주말에는 일부러 약속을 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로 마음먹는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 이런 시간은 고독이다. 하지만 갑자기 누구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고, 무심코 휴대폰을 열었을 때 어떤 소식도 없다면 외로움이 밀려올 수 있다. 즉, 혼자 있는 상태 자체보다 그 상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외로움과 고독은 갈린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이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정서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고독을 스스로 선택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외로움의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내면 공간을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타인과의 연결이 필요할 땐 그것을 인지하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마음을 다루는 방법

첫째, 감정의 흐름을 부정하지 말자. '나는 왜 이렇게 모순적일까?'라고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아야 한다. 감정은 늘 일관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때로는 외로움이 싫어서 사람을 만나고, 또다시 혼자가 되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도 괜찮다.

둘째, 혼자 있는 시간을 '목적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보자. 의미 없이 SNS만 보거나 시간을 흘려보내면 외로움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산책을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는 등 자기 자신과의 연결을 깊게 하는 활동은 고독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셋째, 나만의 연결 루틴을 만들어두자. 예를 들어, 주 1회는 가까운 친구에게 안부 메시지를 보내거나, 월 1회는 가족과 저녁을 먹는 식이다. 이런 습관은 외로움이 깊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정서적 버팀목이 된다.

넷째,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외로움을 느끼는지 패턴을 기록해보자. 감정의 트리거를 파악하면, 그 감정을 더 빨리 다룰 수 있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이 커진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시간에 미리 전화를 걸거나 활동을 계획할 수 있다.

출처 : 픽사베이 / 외로움 관련 이미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연습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롭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문제는 그 감정을 부정하거나 이상하게 여기면서 스스로를 더 고립시키는 데 있다. 중요한 건, 나의 감정이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천천히 들여다보자. 혼자가 필요한 순간에도 연결이 필요할 수 있고, 연결 속에서도 때로는 혼자가 그리워질 수 있다.

그 모순이야말로 우리가 사람이라는 증거다.


자료 출처

  • 내향성과 외향성 이론: Carl Jung 이론 참고
  •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 심리학 저널 및 대중 심리 콘텐츠에서 통합적으로 변주
  • 정서적 이중성 개념: 현대 심리상담 사례 및 개인 상담 경험 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