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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이해4

"엄마이자 딸이자 팀장인 나" 정체성 중첩의 피로

끊임없이 바뀌는 역할 속, 나는 누구인가?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한 가지 역할만 수행하며 살아가는 일이 드물다. 나 역시도 워킹맘으로서 아침에는 아침밥을 준비하는 엄마로, 낮에는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중간 관리자로, 저녁에는 아이돌봄을 도와주신 부모님의 안부를 살피는 딸로 살아간다. 이 역할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며, 그때마다 우리는 각기 다른 기대와 사회적 규범에 맞춰 자신을 조정해야 한다. 겉보기엔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인지적 에너지를 요하는 과정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심리적 부담을 "정체성 중첩 피로(Identity Layer Fatigue)"라 부른다. 평소에 괜찮다가도 부여받은 다양한 역할 속에 지쳐가는 내 자신의 심리를 알아보..

작성일: 2025. 6. 2.

양가감정(Ambivalence)의 심리학

감정적 모순과 결정 마비를 다루는 방법인간의 감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저는 아빠에 대한 마음이 특히 그런데요. 아빠를 너무 사랑하지만 미울때도 있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다가도 과거에 안좋았던 기억이 떠올라 감정적으로 힘들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종종 어떤 것에 대해 사랑하거나 미워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실제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양가감정(Ambivalence)’은 특정 사람, 사물, 상황에 대해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는 매우 인간적인 현상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단점을 싫어하고, 자랑스러운 직업이지만 일상적 반복에 싫증을 느끼며, 사람들과 어울리길 원하면서도 동시에 혼자 있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감정의 충돌은 강한 심리적 긴장을 유발하고, 결국 결정 장애..

작성일: 2025. 5. 20.

책리뷰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마흔의 철학, 심리학으로 다시 읽다심리학 분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서점에 가도 심리학 도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최근 들어 자주 보이는 책은 "쇼펜하우어"와 관련된 제목들이다. 본격적인 중년으로 가는 길에 있는 나에게도 꼭 필요한 책인 것 같아 읽어보고 리뷰를 남겨보게 되었다.『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철학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마흔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는 독자들에게 맞춤형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 강용수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단순한 철학적 지식에 머물지 않고, 현실 심리학과 접목하여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단순히 철학적 통찰을 넘어, 심리학적 자가치유와 자아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가 강조한 '성장 지..

작성일: 2025. 5. 7.

"나답게 살고 싶어요" 나다움과 자율성

왜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말이 요즘 더 많아졌을까?“나답게 살고 싶다.”한때 개인의 속마음으로만 존재하던 이 말은 이제 거리낌 없이 표현되는 시대의 언어가 되었다. 자기계발서의 표지부터 SNS 피드, 인터뷰 영상 속 고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나다움’을 향한 갈망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와 인간 심리의 반영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 시기에 우리는 ‘나다움’을 이토록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을까?자기정체성을 되묻는 시대인간은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거에는 가정, 학교, 직장이라는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정체성을 형성해왔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이 같은 정체성의 경계를 점점 흐리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는 끊임없이 비교와 평가..

작성일: 2025. 4. 24.